Skip to content

Mona Hatoum, Seoul (2025)

모나 하툼

2025년 3월 6일 ~ 4월 12일

날짜

2025년 3월 6일 ~ 4월 12일

위치

화이트 큐브 서울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45길 6

2025년 3월 5일 수요일, 4–7pm

화이트 큐브 서울에서 열리는 한국 첫 모나 하툼 개인전은 작가의 예술 여정 중 최근 25년을 대표하는 20여 점의 조각과 드로잉으로 구성되었다. 레바논 베이루트 출신으로 팔레스타인 가정에 태어난 하툼은 1975년 이래 런던에서 생활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활동 초기인 1980년대에는 인체를 집중 탐구하며 무섭도록 강렬한 영상과 퍼포먼스 작업을 선보였다. 이후 1990년대 초부터는 관람자가 매료되면서도 혐오를 느끼고, 두려우면서도 도취되는 양가감정을 경험하게 하는 조각과 대형 설치미술 작업에 집중해왔다.

모나 하툼의 작업에서 일상의 사물은 때로 낯설고, 위험하며, 심지어 치명적이기까지 한 것으로 탈바꿈한다. 그는 평범한 도구나 가구를 전용해 위트 넘치면서도 때로는 초현실적인 효과를 구현하는가 하면, 보이지 않는 몸을 ‘바로 이 곳 이 순간으로 소환(presencing)하여’ 헤어나기 힘든 시적 긴장을 조성한다. 그의 조각에 깔린 이런 기본 접근방식이 특히 잘 드러나는 작품은 시기상 가장 이른 ‘무제(휠체어 II)’(Untitled (wheelchair II), 1999)다. 작가는 안락함이 철저히 소거된 스테인레스 스틸 소재 휠체어를 제작하고 여기에 손잡이마저 톱날 모양으로 만들었다. 그나마 손으로는 쥘 수 있도록 손잡이 사이의 간격을 넓게 했다. 본래 돌봄의 도구인 휠체어를 도리어 돌보는 이를 위협하는 무기로 둔갑시킨 데 관해, 작가는 ‘먹이 주는 손을 문다(biting the hand that feeds you’)’라며 기존 영미권 격언을 비틀어 언급하기도 했다. 병든 몸과 제도적 돌봄의 문제를 암시하는 초기작 ‘무제(휠체어 II)’는 그의 여러 작품이 그렇듯 일종의 심리사회적 문제의식을 드러낸다.

신작 ‘분리’(Divide, 2025)는 병원에서 흔히 사용하는 3단 칸막이의 형태를 하고 있지만 부드러운 천 대신 가시 돋친 철조망이 덮여 있다. 그 무엇도 가려주지 않으면서 가까이 오면 찌르겠다 위협하는 이 조형물은 사생활 보호의 수단보다는 단절을 목적한 장벽에 가깝다. 변질된 병원 칸막이는 이편과 반대편을 가르는 골을 더욱 깊고 확고하게 한다. 이처럼 하툼의 작업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모티프인 그리드와 펜스 구조는 시각적 접근은 허용하지만 신체적 접촉은 철저히 차단한다. 이번에 전시되는 ‘거울’(Mirror, 2025)도 그리드가 핵심 모티프다. 제목과는 어울리지 않게 벽면에 설치된 철창에는 반사면이 없어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고자 하는 관객의 기대를 무참히 저버린다. 대신 그들이 마주하게 되는 격자형 철근 조형물은 움직임에 반응하듯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그 형태가 변모한다. 한편, ‘무제(거울에 비친, 펜스)’(Untitled (fence, mirrored), 2018)는 빛을 반사하는 코팅 종이 위에 철조망 펜스의 이미지를 덧씌워 봉쇄와 목격의 개념 그리고 그 구체적 표현 방법에 관한 또 다른 시도를 보여준다.

‘미스바’(Misbah, 2006-7)는 분쟁의 개념을 더 직설적으로 그린다. 작가는 이 작품을 위해 카이로의 한 공예가에게 황동 재질의 등 제작을 의뢰하면서, 폭발로 인한 화염이 별처럼 은하수를 이루고 그 사이를 행군하는 병사의 실루엣이 보이게끔 세공해 줄 것을 주문했다. 빛과 움직임이 몽환적으로 어우러진 이 작품에서 무한히 회전하는 등은 진격하는 병사들을 끝없이 벽면에 투사한다. 동심을 자극할 법한 양식적 요소가 오히려 불안감을 극대화한다. 헬리오그라비어(heliogravure) 프린트 ‘오버 마이 데드 바디’(Over My Dead Body, 2005)에서도 이와 유사하게 장난감 병정이 등장한다. 콧잔등 위에 총검을 겨누고 선 병정 피규어를 노려보는 자신의 초상에 대해 작가는 ‘고착된 권력관계를 전복하고자 비례를 조정하던 중 위협적인 남성성의 상징을 작은 장난감으로 치환하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한편, ‘정물(의약품 캐비닛) VI’(Still Life (medical cabinet) VI, 2025)은 의약품 캐비닛 안에 보석처럼 찬란한 빛깔의 유리로 만든 수제 수류탄이 가지런히 진열된 작품으로 ‘오버 마이 데드 바디’만큼 직설적이지는 않지만 역시 보는 이의 호기심과 불안감을 동시에 자극한다.

전시의 또 다른 편에서는 ‘헤어 네크리스’(Hair Necklace) 시리즈의 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작가 자신의 빠진 머리카락을 정성스레 모아 두었다가 구슬 형태로 굴려 만든 ‘헤어 네크리스’ 연작의 첫 작품은 1995년에 프랑스 보르도의 까르띠에 매장 쇼윈도를 장식했다. 30년이 지나 작가는 은빛이 된 모발을 모아 2025년 작 ‘헤어 네크리스(실버)’를 완성했다. 귀금속을 연상시키는 제목을 통해 머리카락이라는 하찮은 재료를 고급 주얼리로 승화시켰다. 작가의 곱슬머리는 ‘원을 이용한 구성’(Composition with Circles, 2018) 연작에서도 재료로 활용됐다. 동그랗게 만 머리카락을 백지 위에 납작하게 배열해 다른 모든 요소들은 배제하고 오로지 제목에 명시된 평면 도형의 속성만을 담았다.

부재한 몸을 ‘지금 이 시간과 장소로 소환하는(presencing)’ 시도는 전시된 조각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 2019)과 몇몇 드로잉에도 엿보인다. 예를 들어, ‘수제 종이’(Hand Made Paper, 2003)와 ‘무제(두뇌)’(Untitled (brain), 2003)는 흰 펄프에 혈관과 뇌엽을 저부조로 형상화해 몸의 유기적 속성을 표상한다. 그리드의 경직된 선과 대비되는 대형 콘크리트 구체 ‘인사이드 아웃’의 겉면에는 내장을 연상시키는 구불구불하고 복잡한 패턴이 새겨져 있다. 이 작품과 ‘무제(헤나 드로잉 5)’(Untitled (Henna drawing 5), 1999)는 가려진 인체 내부의 복잡성을 관객에게 각인시킨다. 생존을 가능하게 하는 인체의 기본 기능과 우리의 실존을 다시금 긍정하는 작품에서 작가는 ‘신체성(corporeality)’을 특히 강조하는데, 이는 인간이 유한한 존재임을 유머러스하게 환기하는 모나 하툼의 방식이다.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틀을 깨는데 앞장섰던 모나 하툼. 그의 예술을 폭넓게 다룬 이번 전시는 주요 신작과 과거 작품을 통해 그가 오랜 세월 천착해 온 문제의식을 조명한다. 미니멀리즘적 감각과 시적 함축을 통해, 확실하다고 믿었던 통념을 뒤흔들고, 그 익숙함 이면의 모순과 대안적 서사를 낱낱이 드러내는 하툼의 작품을 감상할 절호의 기회다.

레바논 베이루트 출신으로 팔레스타인 가정에 태어난 모나 하툼은 1975년 이래 런던에서 생활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네덜란드 아메르스포르트의 쿤스탈 카데(2025), 베를린 킨들 현대미술센터(2022–23), 베를린 게오르그 콜베 미술관(2022–23), 신 베를린 쿤스트페어라인(2022), 스톡홀름 마가신 III(2022), 스페인 발렌시아 현대미술관(2021), 일본 히로시마 현대미술관(2017), 텍사스 휴스턴 메닐 컬렉션과 미주리 세인트루이스 퓰리처 예술 재단 순회전(2017–18), 파리 퐁피두 센터, 런던 테이트 모던, 헬싱키 키아스마 현대미술관 순회전(2015–16), 도하 아랍 현대미술관(2014), 스위스 생갈렌 미술관(2013), 스페인 바르셀로나 호안 미로 미술관(2012), 레바논 베이루트 아트 센터(2010), 베니스 퀘리니 스탐팔리아 재단(2009), 베이징 울렌스 현대미술센터(2009), 시드니 호주 현대미술관(2005), 독일 함부르크 쿤스트할레, 스톡홀름 마가신 III 및 독일 본 현대미술관 순회전(모두 2004), 런던 테이트 브리튼(2000), 토리노 카스텔로 디 리볼리 미술관(1999), 미국 시카고 현대미술관과 뉴욕 뉴뮤지엄 순회전(1997) 등 세계 각지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가졌다.

이밖에 영국 터너 컨템퍼러리(2025), 벨기에 제4회 브뤼헤 트리엔날레(2024), 뉴욕 솔로몬 R. 구겐하임 미술관(2024), 뉴욕 현대미술관(2023), 이탈리아 밀란 프라다 재단 미술관(2023), 인도 코치-무지리스 비엔날레(2022), 미국 보스턴 ICA(2022), 모로코 라바트 비엔날레(2019), 워싱턴 DC 국립여성예술가미술관(2018), 독일 카셀 및 그리스 아테네 개최 도큐멘타 14(모두 2017), 제6회 마라케시 비엔날레(2016), 제5회 모스크바 비엔날레(2013), 스페인 구겐하임 빌바오(2011), 제15회 시드니 비엔날레(2006), 제51회 베니스 비엔날레(2005), 독일 카셀 도큐멘타 11(2002), 런던 테이트 브리튼 터너 프라이즈(1995), 제46회 베니스 비엔날레(1995), 제4회 이스탄불 비엔날레(1995) 등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모나 하툼은 프리미엄 임페리알상(2019), 제10회 히로시마 예술상(2017), 호안 미로상(2011)을 비롯 다수의 수상 경력이 있다.

전시 전경

주요 작품

Mona Hatoum

Hair Necklace (silver), 2025

Price upon request

Mona Hatoum

Untitled (Hong Kong cage) II, 2025

Price upon request

Mona Hatoum

Inside Out (concrete), 2019

Price upon request

Mona Hatoum

Still Life (medical cabinet) VI, 2025

Price upon request

Mona Hatoum

Untitled (Henna drawing 5), 1999

Price upon request

Mona Hatoum

Misbah, 2006-2007

Price upon request

Mona Hatoum

Untitled (wheelchair II), 1999

Price upon request

Mona Hatoum

Divide, 2025

Price upon request

Create an Account

To view available artworks and access prices.

Create account

Your cart currency has changed. This may be because you have entered a shipping address that GBP is not applicable to.